비유로 드러난 하나님 나라 3
【갈릴리 예수산책】 예수와 하나님 나라
비유로 드러난 하나님 나라
❺ 하나님 나라는 가진 재산 다 팔아도 아깝지 않을 나라다. 진주 보화의 비유다. 천국은 마치 밭에 숨겨둔 보화다. 숨겨둔 진주다. 이 비유는 남의 소작 밭에서 일을 하다가 엄청난 다이아몬드를 발견하고 이를 숨겨 놓았다가 돈을 모아 밭 전체를 산다는 것이다. 보화 하나 때문에 자신의 모든 물질을 쏟아 붇는다. 진주도 마찬가지다.
하나님의 나라를 알게 된 사람은 이것 때문에 다른 것을 포기해서라도 그 가치를 산다. 자신의 재산을 다 팔아 이 보물이 있는 땅을 산다. 천국에 미친 사람은 다른 것을 다 팔아버릴 정도로 천국을 선택한다. 하나님 나라를 깊이 경험하는 사람은 하나님 때문에 자신에게 소중했던 모든 것들을 상대화시키고 포기할 수 있다. 그만큼 하나님 나라는 절대적 가치다.
이 절대적 가치 앞에 딱 걸렸던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부자 청년이다. 그는 예수님께 영생을 얻는 법과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방법을 물었을 때, 계명은 다 지켰다고 하니, 예수께서 “네가 가진 것을 다 팔고 따라오라”고 하시자 충격을 받고 돌아가 버렸다. 자신의 물질적 가치를 버릴 만큼 천국의 가치를 깨닫지 못했다.
나아가, 그는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 나라를 발견하지 못했다. 천국은 목숨을 버릴 만큼 가치가 있다. 기독교 역사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진주 같은 하나님 나라를 얻기 위해 실행에 옮긴 사람들이 많았다. 자신의 소유를 내려놓고 예수 그리스도를 따른 사람들이다. 당장 삭개오가 그러했고, 베드로를 비롯한 제자들이 그러했다. 자신의 소유를 내려놓고 하나님 나라를 추구하는 이 신앙은 너무나 강력하다. 이후 성 안토니우스, 성 프란시스코와 같은 부자였던 사람들이 자신의 소유를 모두 팔고 하나님을 따르는 일들은 끝없이 이어져 오고 있다. 오늘날이 아무리 황금만능주의 시대라고 하지만 여전히 자신의 소유를 내려놓고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따르는 기적 같은 전통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❻ 하나님 나라는 하나님과 일대일로 계산하는 나라다. 포도원 품꾼의 비유다. 하나님의 나라의 통치방법에 대한 예수님의 신기한 말씀이다. 인력시장에서 사람들을 고용하는데 9시, 12시, 3시, 5시에 걸쳐 불러서 일을 시키고 일당을 주는데 일한 시간에 따라 주지 않고 똑같이 1데나리온, 오늘날로 치면 10만원 씩 지급한다. 8시간 일한 사람과 1시간 일한 사람의 일당이 똑같다. 불공평한 지급 원칙에 반발한 노동자들은 노조를 만들어 차별과 불공정을 내세우며 주인에게 따진다.
예수님은 이때 포도원 주인이 그들에게 던진 말에 주목하신다. 바로 하나님 나라의 지배방식이 무엇인지 가르쳐주신다. 주인은 자신과 하루에 1데나리온을 주기로 일대일로 계약을 했고, 그 계약대로 행한 것인데 그것을 왜 악하게 보느냐고 되묻는다. 일꾼들이 보는 눈과 주인이 보는 눈이 다르다. 주인은 계약 당사자와의 계약에만 집중했고, 노동자들은 동료 노동자들이 얼마나 일하고 얼마나 받는지에 주목했다. 주인은 8시간을 일했건 2시간을 일했건 1데나리온 주기로 계약했다. 주인에게 노동의 시간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노동 시간에 따라 임금을 따지는 것은 품꾼들의 시각이다. 품꾼들은 평등을 외치며 시위한다.
그러나 주인에게 중요한 것은 한 사람 한 사람과의 약속이다. 하나님 나라는 하나님과 나의 일대일 관계 속에 있는 나라다. 다른 사람이 하나님과 어떤 관계에서 어떤 축복이나 저주를 받았는지에 신경쓸 필요가 없는 것이다. 각 사람이 하나님 나라를 집단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일대일로 보라는 것이다. 주인만 바라봤으면 시험에 빠질 일이 없다. 다른 사람을 보니 심란한 것이다. 하나님만 바라보고 하나님의 절대평가를 받는 사람은 흔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을 보고 사람들의 상대평가에 목매는 사람들은 비교함으로써 하나님을 불공평하신 분으로 보게 된다.
하나님 나라의 가치관을 매우 잘 보여주는 비유다. 근본적으로 그리스도인은 하나님과 일대일의 관계로 사는 존재다. 하나님의 절대평가가 아니라 사람의 상대평가 앞에서 살면 끝없는 불행의 연속이다. 하나님 나라는 나 개인으로부터 출발한다. 하나님과 나와의 개인적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절대평가다. 참 의미심장한 비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