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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적 분노가 살인이다

【갈릴리 예수산책】 예수의 살인론

 

악의적 분노가 살인이다

 

옛 사람에게 말한 바 살인하지 말라 누구든지 살인하면 심판을 받게 되리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형제에게 노하는 자마다 심판을 받게 되고 형제를 대하여 라가라 하는 자는 공회에 잡혀가게 되고 미련한 놈이라 하는 자는 지옥 불에 들어가게 되리라 그러므로 예물을 제단에 드리려다가 거기서 네 형제에게 원망들을 만한 일이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 너를 고발하는 자와 함께 길에 있을 때에 급히 사화하라 그 고발하는 자가 너를 재판관에게 내어 주고 재판관이 옥리에게 내어 주어 옥에 가둘까 염려하라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네가 한 푼이라도 남김이 없이 다 갚기 전에는 결코 거기서 나오지 못하리라.(마 5:21~26)

 

예수님의 이 말씀을 풀어보면 이렇다. “십계명에서 너희는 살인하지 말라고 배웠다. 그렇지만 나는 너희에게 분명히 말하지만 ‘분노’도 살인이다. ‘욕설’도 살인이다. 사람에게 모욕을 주는 것도 살인이다. 왜냐하면 살인이란 분노의 감정이 갈 데까지 간 게 살인이기 때문이다. 분노와 모욕은 사실 나에게 방해가 되는 그 존재를 제거하는 욕구가 그 안에 들어있다. 욕을 할 때, 그 욕하는 감정 속에는 ‘저 인간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욕망이 들어있다.”

 

예수님은 예를 드셨다. ‘라가’라고 욕하는 사람은 지옥에 간다. ‘라가’가 무슨 뜻인가? 머리가 빈 놈, 시체 말로 ‘돌대가리’란 말이다. 내가 고등학교 때 수학 선생님으로부터 많이 들었던 말이다. 아주 지겹게 들었다. 머리에 도대체 든 게 없다는 거다. 멍청이, 얼간이, 이런 뜻이다. 아마 좀 성격이 있는 부모님이 자식들한테나 하거나 친구들끼리 이런 정도의 욕을 많이들 했을 것이다. 또 그런 말을 듣기도 했을 것이다. ‘라가’는 ‘미련한 놈’이라는 뜻이고, ‘모론’은 바보라는 의미다. 예수님은 이런 욕을 친구에게나 사람들에게 하지 말하는 것이다. 지옥에 떨어질 정도로 심각한 말이라는 것이다. 왜 예수님은 흔히 할 수 있는 단순한 말 한 마디를 가지고 지옥과 연결하실까? 결코 단순하지 않다는 것이다. 적어도 그 속에 악의적 의도가 있다면 욕설 속에 담긴 메시지는 ‘저 인간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실제 살인의 동기가 있다는 것이다. 살인자의 욕구가 그 언어 속에 담겨 있는 것을 간파하신 것이다.

 

예수님은 공생애 동안 욕 한 마디 안하셨을까? 결코 그렇지 않다. 사실 예수님도 알고 보면 만만치 않은 욕쟁이셨다고 할 수 있다. 마태복음 23장에서 바리새인들을 두고 집중적으로 욕하시는 장면이 있다. 이 장을 바리새인 저주의 장이라고 하는데, 기가 막힌다. “화 있을 진저”라고 입을 여시면서 엄청난 저주를 쏟아 내신다. 산상수훈에서 미련한 놈이라고 말하지 말라고 해 놓으시고는 정작 예수님도 바리새인들을 향해 미련한 놈이라고 욕을 하셨다. 우맹, 이게 어리석은 소경이란 뜻인데, 미련한 놈, 바보와 다를 게 없는 말이다. 심지어, “뱀들아, 독사의 새끼들아” 하고 욕을 하셨다. 이스라엘에서 가장 심한 욕 중의 하나가 독사 새끼다.

 

왜 예수님은 이 산상수훈에서는 욕하지 말라고 해놓으시고는, 정작 자신은 욕을 하셨을까? 인격장애가 있으신 건 아닐까? 이중인격의 소유자이신가? 그런데 자세히 보면 예수님이 바리새인들을 욕할 때, 맨 마지막에 보면, “예루살렘아 예루살렘아, 선지자들을 죽이고 네게 파송된 자들을 돌로 치는 자여, 암탉이 그 새끼를 날개 아래에 모음과 같이 내가 네 자녀를 모으려 한 일이 몇 번이더냐 그러나 너희가 원하지 아니하였도다(마 23:37)”며 눈물을 흘리신다. 중요한 것은 욕설로 대변되는 이 말 자체가 어떤 동기에서 나왔느냐는 것이다. 살해의 동기인가, 아니면 사랑의 동기인가. 예수님은 거기에 주목하셨다. 예수님이 바리새인들을 향한 욕은 살해의 동기가 아니다. 너무나 안타깝고 답답함의 동기다.

 

산상수훈에서 예수님이 하지 말라는 욕은 악의적 동기, 제거의 동기, 살해의 동기가 담긴 분노가 문제라고 보신 것이다. 이런 마음으로 사람들을 욕할 때에는 그 마음 속에 사람들을 죽이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것은 곧 살인과 다를 바 없다. 나는 고등학교 시절 수학 선생님으로부터 돌대가리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나뿐만 아니다. 문제를 못 푸는 모든 학생들은 돌대가리가 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살해의 동기가 아니라 사랑까지는 아니더라도 잘하라는 의미의 탄식이었다. 그것을 듣고 학생들은 자존심에 상처는 약간 받겠지만 절망하거나 죽으려고 하지는 않는다. 돌대가리를 돌대가리라고 자각시켜 주시는데 어쩌겠는가? 머리에 든 게 없는 건 사실이고, 그래서 문제를 풀 수 없는 것인데 어쩌겠는가? 선생님이 우리들에게 하신 욕과 지금 악의적으로 분노하는 것하고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예수님의 말씀은 그걸 분리해서 인식하셨다. 만에 하나라도 우리가 어떤 사람이 없어지고 사라지길 원하는 마음으로 악의적으로 분노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그것이야말로 살인이다. 물리적 살인이 끔직한 일이듯이 악의적인 분노나, 악의적인 모욕, 악의적인 욕설과 같은 정신적 살인, 언어적 살인 또한 매우 끔직한 일이며, 사람을 죽이는 엄청난 살해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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