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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와 상관없을 것 같은 예수 이미지 - 1

갈릴리 예수산책 – 예수와 정치 2

 

정치와 상관없을 것 같은 예수 이미지 - 1

 

예수님은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셨을까? 일단 그렇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예수님은 요한복음 17장 고별설교에서 제자들에게 나의 공동체는 결코 이 세상에 속할 수 없다고 선을 긋는다. 이 말씀은 이후 탄생할 교회는 세상에 속하지 않는 존재라고 선언함으로써 비정치적 공동체임을 분명히 하신 것이다. 곧이어 이어지는 18장 예수님의 재판 장면을 보면, 내 나라는 이 땅에 속해 있지 않다고 발언하신다. 내가 추구하고 전하고 가르친 하나님의 나라는 이 세상의 나라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 세상 나라는 정치적 논리로 돌아가지만, 내 나라는 전혀 다른 원리로 작동한다. 마치 교회는 세상과 등지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요한복음 6장을 보면 오병이어 사건이 나오는데, 여기서 예수님은 수많은 군중들에게 먹을 것을 베푸심으로써 경제권력의 현실화를 통한 정치 세력화의 가능성을 보여주신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볼 때, 이 사건은 누가 보아도 예수님으로 하여금 탄탄한 정치적 입지를 마련해준 전환점이었다. 실제로 예수님에게는 극성 팬덤이 형성되었다. 그들은 예수님이 갈릴리 바닷가 이곳저곳을 다니실 때 어떻게 알았는지 항상 쫓아다녔다. 예수님은 이들을 받아들이지 않으시고 산으로 도망하셨다. 그것이 여의치 않을 때는 썩을 양식이나 찾아 따라 다닌다고 비판하셨다. 심하실 때는 자신을 하늘에서 내려온 떡이라는 난해한 비유를 드시면서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려 떠나가게 하셨다. 예수님은 자신의 사역으로 인해 부각되는 정치적 유명세를 철저히 차단하고자 하셨다.

 

예수님의 가르침을 보아도 그렇다. 대표적 교훈이라 할 산상수훈에서 가장 정치적인 주제라고 한다면 폭력에 대한 부분이다. 악한 사람의 폭력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에 대한 대응의 윤리다. 오른뺨을 맞으면 왼뺨을 돌려대고, 겉옷을 달라 하면 속옷까지 내어주고, 5리를 가자고 하면 10리까지 가주라. 폭력을 감수할 뿐만 아니라, 더욱 적극적으로 포용하여 선으로 갚을 것을 요구하시는 예수님의 가르침은 분명히 세상 정치의 상식과는 전혀 다른 길이다. 폭력이란 관계의 문제이고, 관계는 정치적으로 풀어야 한다. 피해자가 가해자로부터 당한 인격적 모욕과 신체적 피해와 정신적 상처를 정상적으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해결 과정이 필요하다. 피해자가 힘이 있어 똑같이 가해자에게 보복하거나, 아니면 법에 호소하여 처벌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런 정치적 고려를 넘어서는 길을 제시하신 것이다. 누가 보아도 비정치적 가르침이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70명이었을 때 전도훈련을 보내시면서 하신 말씀도 그렇다. 제자들을 세상에 보내는 것이 마치 어린 양을 이리 떼 속으로 보내는 마음이라고 하셨다. 어린 양이란 비정치적 존재의 상징이다.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세상이 어떤 정치적 메커니즘으로 돌아가고 있는지 무지한 존재다. 그런 존재를 오직 약육강식의 정치판에서 떼를 지어 약한 희생양을 찾아 혈안이 되어 있는 정치 10단인 이리떼에 보내는 심정이다. 떼란 집단이고, 집단이란 정치적 원리가 작동하는 기본 단위다. 예수님은 비정치적 존재가 무서운 정치 현실 속에 들어가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 같이 순결하게 사는 길 밖에 없음을 아셨다. 뱀처럼 ‘악’하지도 말고 비둘기처럼 ‘약’하지도 말라. 정치적인 세상에서 같이 미쳐 돌아가지 말고 비정치적 순수함을 지켜내라는 어려운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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