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돈에 대해 뭐라고 말씀하셨을까
갈릴리예수산책 – 예수와 돈
예수님은 돈에 대해 뭐라고 말씀하셨을까?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에 <아테네의 타이먼>을 보면 이런 대사가 나온다. “검은 것을 희게 해주고, 추한 것을 아름답게 해주고, 늙은 사람을 젊게 해주고, 문둥병조차도 사랑스럽게 보이게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돈이다. 화폐를 가지면 늙은 과부에게도 젊은 청혼자들이 달려오리라.” 오늘날 돈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본주의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돈은 거의 하나님이 되었다. 돈을 하나님처럼 숭배한다. 이를 맘모니즘(mammonism)이라고 한다. 맘모니즘이란 유대교 전승에 나오는 악마의 이름인 ‘맘몬’에서 온 말이다. 신약성경에서는 부(富)를 뜻하는 말이다. 맘몬이란 말은 재물, 특히 부정한 방법으로 축재한 재물을 가리키는 셈족 언어다. 이것이 의인화되고 신격화되어 돈과 돈에 대한 욕망을 상징하는 악마로 받아들인 것이다. 배금주의라고도 한다. 돈을 숭배한다는 뜻이다.
돈과 부를 숭배하는 사회 속에서 예수님이 오신다면 돈에 대해 과연 뭐라고 하실까? 예수님은 실제로 돈 이야기를 얼마나 많이 했을까? 예수님은 돈에 대해 생각보다 많은 말씀을 하셨다. 1만 달란트 빚진 사람과 1데나리온 빚진 사람의 비유도 돈 이야기고, 포도원 품꾼들 비유에서 품꾼들과 주인이 싸우는 이야기도 임금, 즉 돈 문제였다. 심지어 달란트 비유는 금융 사업을 비롯하여 다양한 사업 이야기가 섞이면서 돈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씀하신다. 여기서 예수님은 돈에 대한 기본 관념을 보여주신다. 불의한 청지기 비유에서 예수님은 불의한 것이라고 여기는 재물에도 신실하지 못한 사람이 어떻게 다른 중요한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질타하신다. 기본적으로 예수님은 돈의 세계를 인정하시고 긍정하셨다. 예수님은 돈을 만악의 뿌리라는 식으로 말씀을 결코 하지 않으셨다.
그러나 예수님은 사람들이 돈 걱정에 시달리는 존재라는 것을 간파하셨다. 씨 뿌리는 비유에서 4가지 밭 중에 세 번째 밭, 가시밭에 있는 가시가 바로 돈에 대한 염려라고 말씀하신다. 돈의 염려가 바로 말씀의 열매를 좀 먹는다는 것이다. 우리의 신앙을 온전하게 자라지 못하도록 찔러서 주눅이 들게 하는 것도 돈 걱정이다. 어리석은 부자 비유는 오직 돈, 돈, 돈 하며 축적하고 돈 위에 누워 행복을 꿈꾸던 한 부자의 갑작스런 죽음을 통해 돈의 허무함을 보여준다. 한 부자 청년이 천국에 가고 싶어 예수님께 다가갔지만 재물을 나누라는 말씀에 고뇌하며 떠난 것도 부의 집착이 얼마나 영생에서 먼 것인가를 말해주는 말씀이다.
예수님은 인간이 돈을 얼마나 사랑하는 존재인지 일러주신다. 누가복음 15장을 보면, 잃어버린 동전을 두고 여주인이 밤새도록 뒤져 돈을 찾는다. 사람은 자신의 잃어버린 돈을 찾기 위해 모든 걸 제쳐 놓고 집중할 정도로 엄청난 애착과 집착을 보인다. 하나님이 잃어버린 영혼을 찾고자 하는 마음도 그렇다는 것이다. 돈에 대한 인간의 집착이 그토록 강하듯, 사람에 대한 하나님의 애착 또한 그토록 강함을 말씀하신 것이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인간 사랑이 얼마나 강한지 말씀하시기 위해 사용하신 가장 강력한 소재가 인간의 돈에 대한 사랑이었던 것이다.
복음서에서 예수님은 돈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셨다. 예수님은 돈의 세계를 긍정하셨다. 돈이 가진 힘도 알고 계셨다. 그리고 돈에 대한 집착이 인간의 삶에 가시와 짐이 될 수 있다는 것 또한 분명히 경고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