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예수님은 유대인들이 기다리던 메시아
최초의 복음서 마가복음 다음에 생겨난 게 마태복음이다. 마태복음은 AD 80년경에 쓰여진다. 마태에 이어 누가복음은 90년경에 나온다. 그런데 마태와 누가는 기본적으로 마가복음을 앞에 놓고 쓴 책이다. 마가복음이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의 기초자료인 셈이다. 일종의 개정 증보판 같은 것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이 세 개의 책 중에 가장 인기 있는 책은 마태복음이다. 리메이크한 곡이 히트한 셈이다. 마가복음은 너무 간단하고 냉정해서 인기가 없다. 그러나 마태복음에는 이것저것 읽을거리가 많다.
마태는 예수님의 일곱 번째 제자다. 모세와 아론이 속한 레위 지파였던 그의 직업은 세리다. 세리 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셋이 있다. 매국노, 부자, 그리고 죄인이다. 식민통치 시대에 자국민의 세금을 걷어 로마제국에 갖다 바친다 하여 매국노라 불렸고, 제국과 본토인들 사이에 토색이라는 방법으로 이윤을 가로채 자신의 주머니를 채운다 하여 부자라 했고, 이 둘을 일컬어 죄인이라 했다. 당시 사회적으로 3대 죄인을 일컫는 말이 있었는데, 이방인, 매춘부, 그리고 세리였다. 마태는 그런 사람이었다. 매국노라는 차가운 시선은 있었지만 나름 경제력도 있고 해서 제자로 들어가자마자 예수님께 식사 대접을 크게 한 인물이다.
마태복음은 처음부터 아브라함에서 시작하는 예수님의 족보를 다룬다. 아브라함부터 다윗까지 14대, 다윗부터 바벨론 포로시대까지 14대, 바벨론 포로시대부터 그리스도까지 14대로 나누어 보여준다. 마태는 왜 처음부터 예수님을 아브라함의 후손이라고 말하려 했을까? 특히 12지파 중에서 유다 지파의 족보를 보여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예수님이 바로 이스라엘 사람들이 존경해 마지않는 아브라함의 후손이며, 유대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매력왕 다윗이 속한 유다 지파 출신이라는 것을 강조하려는 것이다. 마태는 유대인으로서 유대 그리스도인들을 위해 복음서를 썼기 때문이다.
초대교회의 공동체 구성원을 보면 세 종류의 사람들이 있었다. 본토에 있던 ‘유대파 그리스도인’, 스데반과 같이 해외에서 살다가 들어온 ‘헬라파 그리스도인’, 그리고 고넬료와 같은 ‘이방인 그리스도인’이다. 마태복음은 이 중에서 유대파 그리스도인을 염두에 둔 책이다.
마태복음은 유대인들에게 예수가 절대로 유대인들과 다르지 않고, 초대교회 신앙이 결코 유대교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마태복음처럼 구약의 인용이 많은 책도 없다. 바울은 율법보다 믿음이 중요하다고 가르쳤지만, 마태복음에서는 율법의 일점일획도 우습게 보아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토라를 존중하는 태도다.
마태복음을 이해하려면 무엇보다도 구약의 지식이 있어야 한다. 아브라함, 모세, 다윗,
엘리야, 이사야, 예레미야를 알아야 하고, 적어도 모세오경과 예언서와 시편을 한 번 정
도는 읽어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마태복음을 읽는 유대인 독자들은 이미 구약성경에 워
낙 익숙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하나님 나라 사상의 요체이자 최고의 가르침
인 산상수훈을 보라. 모든 말씀이 모세오경의 율법을 뒤집거나 새롭게 해석하는 것으로
가득차 있다.